AI 발전의
역사적 흐름
퍼셉트론에서 대규모 언어모델까지. 두 번의 겨울과 세 번의 전환을 따라간다. 각 장에는 배경 해설과 직접 조작해 볼 수 있는 실습이 함께 들어 있다.
스스로 걷고 말하게 될 기계
한 신문이 새로 만들어진 기계를 소개했다. 지금은 사진 몇 장을 구분하는 정도지만, 곧 스스로 걷고 말하고 자기 존재를 의식하게 되리라는 내용이었다. 그 기계의 이름은 퍼셉트론이었다.
그런 기계는 오지 않았다. 10년 뒤 이 분야의 연구비는 끊겼고, 다시 10여 년 뒤 한 번 더 끊겼다. 그리고 6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다시 비슷한 문장들을 읽고 있다.
같은 일이 반복되는 것인지, 이번에는 다른 것인지 판단하려면 지난번에 정확히 무엇이 무너졌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 자료는 그 확인 작업이다.
읽는 내내 붙들고 갈 구분이 하나 있다. 표현 가능성과 학습 가능성은 다른 문제라는 점이다. 어떤 구조가 원하는 함수를 나타낼 수 있는가 하는 질문과, 그 구조의 파라미터를 데이터로부터 찾아낼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은 별개다. AI 역사에서 자주 뒤바뀌어 전해지는 이야기들이 거의 전부 이 구분을 놓치는 데서 생긴다.
여기에 세 번째 축을 얹으면 그림이 거의 완성된다. 계산 가능성이다. 표현할 수 있고 학습 규칙도 알지만 당시 컴퓨터로는 돌릴 수 없었던 시기가 실제로 길었다. 역전파는 1974년에 이미 문서로 존재했고 합성곱 신경망의 원형도 1980년에 나와 있었다. 그럼에도 30년 가까이 지나서야 판이 바뀐 이유가 여기 있다.
그리고 기술적 한계와 사회적 기대는 서로 다른 시계로 움직인다. 두 축이 어긋날 때 겨울이 오고 맞물릴 때 도약이 일어난다. 겨울의 원인을 기술적 실패만으로 설명하려 하면 연도가 맞지 않는 일이 반복해서 생긴다.
생각해 볼 질문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쓰는 기법 중에, 이미 발명되어 있지만 조건이 갖춰지지 않아 아직 쓰이지 못하는 것은 무엇일까. 역사를 보면 그런 기법이 항상 존재했다.
출처 기사 원문은 The New York Times, "New Navy Device Learns by Doing", 1958년 7월 8일자(UPI 송고, 7월 7일). 해당 보도와 오늘의 상황을 나란히 놓고 본 글로 The Conversation, We've been here before (2024).
한눈에 보는 80년
연표를 볼 때 세 가지 리듬을 같이 보자. 첫째, 발명과 확산 사이의 시차다. 역전파는 1974년 발명, 1986년 확산, 2012년 대규모 실용화로 거의 20년 단위의 지연이 두 번 있었다. 둘째, 주도권의 교대다. 1950년대 후반은 연결주의, 196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는 기호주의, 1990년대는 통계적 기계학습, 2010년대 이후는 다시 연결주의가 중심이다. 셋째, 기대의 진폭이다. 각 시기의 시작 지점에는 예외 없이 시한을 명시한 낙관적 예측이 있다.
연표에 굳이 넣지 않았지만 언급할 만한 항목으로 1997년 딥블루, 2011년 IBM 왓슨의 제퍼디 우승, 2016년 알파고가 있다. 셋 다 대중적 충격은 컸지만 기술 계보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서로 다르다. 딥블루는 탐색과 전용 하드웨어, 왓슨은 정보 검색과 앙상블, 알파고는 심층 강화학습이다. 대중적 사건과 기술적 전환점을 같은 축에 놓지 않는 것이 이 강의의 방침이다.
태동
생각하는 기계라는 발상이 수학과 공학의 언어를 얻기까지. 이 시기에는 아직 인공지능이라는 단어조차 없었다.
매컬럭과 피츠 · 뉴런의 수학적 모형
신경생리학자 워런 매컬럭과 논리학자 월터 피츠가 생물학적 뉴런을 논리 소자로 추상화했다. 입력마다 가중치를 곱해 더하고, 그 합이 임계값을 넘으면 발화한다는 모형이다.
y = 0 otherwise
- 뉴런의 동작을 참과 거짓의 논리 연산으로 환원했다
- AND, OR, NOT을 뉴런 조합으로 구성할 수 있음을 보였다
- 충분한 수의 뉴런을 연결하면 어떤 계산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 다만 학습 개념은 없었다. 가중치는 사람이 설계해서 넣는 값이었다
뉴런 하나로 논리 게이트 만들기
가중치와 임계값만 바꿔 AND, OR, NAND를 만들어 본다. 같은 코드에서 XOR을 만들 수 있는 값을 찾아보면 이 장의 결론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세 값을 아무리 촘촘히 훑어도 XOR은 나오지 않는다. 왜 그런지는 3장에서 다룬다.
이 모형의 핵심은 추상화의 과감함에 있다. 실제 뉴런은 스파이크의 타이밍, 신경전달물질의 종류, 수상돌기의 공간적 구조 등 훨씬 복잡한 요소를 갖는다. 매컬럭과 피츠는 이 모든 것을 잘라내고 가중합과 임계값이라는 두 연산만 남겼다. 오늘날의 인공 뉴런도 활성화 함수만 바뀌었을 뿐 이 구조 그대로다.
직접 손으로 AND 게이트를 만들어 보면 감이 빨리 잡힌다. 입력 두 개, 가중치를 각각 1로 두고 임계값을 1.5로 잡으면 AND가 된다. 임계값을 0.5로 낮추면 OR이 된다. 같은 구조에서 임계값 하나만 바꿔도 다른 논리 함수가 나온다는 점을 먼저 확인해 두면, 뒤에 나올 XOR 논의가 훨씬 선명해진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이 논문이 학습을 다루지 않았다는 것이다. 회로를 사람이 설계한다는 점에서는 당시의 기호주의와 다르지 않다. 데이터로부터 가중치를 정한다는 발상이 들어오는 것은 헵과 로젠블랫부터다.
출처 McCulloch & Pitts, "A logical calculus of the ideas immanent in nervous activity", Bulletin of Mathematical Biophysics 5, 1943. springer.com
학습 규칙과 지능의 판정 기준
여기서 두 흐름이 갈라진다
헵의 규칙은 흔히 같이 발화하면 같이 묶인다는 문장으로 요약된다. 수식으로 쓰면 두 뉴런의 활성값을 곱해 가중치에 더하는 형태다. 중요한 것은 이 규칙이 국소적이라는 점이다. 시냅스 하나를 고치는 데 필요한 정보가 그 시냅스 양쪽 뉴런의 상태뿐이며, 네트워크 전체의 오차 같은 전역 정보를 요구하지 않는다. 생물학적으로 그럴듯한 이유가 여기 있다.
이 대목이 나중에 역전파와 대비된다. 역전파는 전역 정보를 층을 거슬러 전달해야 하고, 그 전달 경로가 뇌에서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 강의 마지막 부분에서 다시 다룰 가중치 수송 문제가 여기서 씨앗을 얻는다.
튜링 테스트에는 오해가 하나 따라다닌다. 튜링의 제안은 지능의 정의가 아니라 논쟁의 회피에 가까웠다. 기계가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은 생각의 정의를 두고 끝없이 갈리므로, 대신 행동으로 판정할 수 있는 질문으로 바꿔 놓자는 실용적 제안이었다. 오늘날 대규모 언어모델을 두고 이 테스트를 다시 꺼내는 논의가 많다. 튜링 자신이 이 테스트를 최종 기준으로 삼지 않았다는 점을 알고 보면 논의가 정돈된다.
출처 Turing, "Computing Machinery and Intelligence", Mind LIX(236), 1950. academic.oup.com · Hebb, The Organization of Behavior, Wiley, 1949.
다트머스 회의 · 학문의 출발점
존 매카시, 마빈 민스키, 클로드 섀넌, 너새니얼 로체스터가 다트머스 대학에서 여름 워크숍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인공지능이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 채택됐다.
- 제안서의 전제: 지능의 모든 측면은 원리적으로 기계가 모사할 수 있을 만큼 정확히 기술할 수 있다
- 참가자 대부분이 이후 20년간 이 분야를 이끄는 인물이 된다
- 다만 회의 자체는 합의된 결론 없이 끝났다
- 낙관론의 기조가 이때 형성되고, 이후 겨울의 씨앗도 함께 심어진다
다트머스 회의는 성과보다 명명과 결집이라는 기능으로 기억된다. 흩어져 있던 연구자들이 하나의 이름 아래 모였고, 그 이름이 이후 연구비 신청과 학술지 분류의 단위가 됐다. 학문 분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보여 주는 사례로도 좋다.
이름을 두고 있었던 논쟁도 흥미롭다. 매카시가 인공지능이라는 말을 밀었고, 사이버네틱스라는 기존 용어를 피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회고가 남아 있다. 위너 중심의 사이버네틱스 진영과 거리를 두려는 선택이었다는 해석이다. 용어의 선택이 학문 공동체의 경계를 만든다는 점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제안서의 전제 문장은 한 번 천천히 읽어 볼 가치가 있다. 이 전제는 검증된 명제가 아니라 작업 가설이었다. 그런데 이후 20년 동안 많은 예측이 이 가설을 이미 참인 것처럼 놓고 도출됐다. 가설과 결론이 뒤바뀐 순간이 어디였는지 찾아보는 것이 이 자료의 한 축이다.
출처 McCarthy, Minsky, Rochester & Shannon, "A Proposal for the Dartmouth Summer Research Project on Artificial Intelligence", 1955. 제안서 전문은 스탠퍼드 대학 매카시 아카이브에 공개되어 있다.
기호주의와 연결주의
| 구분 | 기호주의 (Symbolic AI) | 연결주의 (Connectionism) |
|---|---|---|
| 지능관 | 지능은 기호의 조작이다 | 지능은 연결 강도의 조정이다 |
| 지식의 형태 | 명시적 규칙과 논리식 | 가중치 행렬에 분산 저장 |
| 지식의 출처 | 사람이 설계하고 입력 | 데이터로부터 학습 |
| 강점 | 설명 가능, 논리적 정합성, 적은 데이터로 작동 | 지각 과제에 강함, 규칙을 몰라도 됨 |
| 약점 | 지식 입력의 병목, 예외와 애매함에 취약 | 내부가 불투명, 대량의 데이터와 연산 필요 |
| 대표 사례 | GPS, MYCIN, Prolog | 퍼셉트론, CNN, 트랜스포머 |
이 표가 이 자료 전체의 뼈대다. 앞으로 등장하는 사건마다 두 열 중 어디에 속하는지 물어 가며 읽으면 연표가 헝클어지지 않는다. 특히 AI 겨울을 다룰 때 어느 열이 무너졌는지를 매번 확인하는 것이 좋다.
둘을 대립 구도로만 그리는 것도 정확하지는 않다. 실제로는 서로의 약점을 흡수해 왔다. 오늘날 대규모 언어모델에 외부 도구 호출과 검색을 붙이는 방식, 지식 그래프를 결합하는 방식은 기호주의의 문제의식이 다시 들어온 사례로 볼 수 있다. 신경-기호 통합이라는 이름으로 별도의 연구 영역이 형성되어 있다.
생각해 볼 질문
지금 여러분이 쓰는 AI 도구에서 기호주의적인 부분은 어디인가. 프롬프트로 규칙을 적어 넣는 행위는 어느 쪽에 가까운가.
첫 번째 황금기
기호주의의 약진과 퍼셉트론의 등장. 성과는 실재했고, 문제는 그 성과에서 도출된 예측이었다.
기호주의의 초기 성과
공통점이 하나 있다. 규칙이 명확하고 세계가 닫혀 있는 문제에서는 매우 잘 작동했다는 것이다. 이 성공이 열린 세계로도 확장되리라는 기대를 낳았다.
SHRDLU가 특히 교훈적이다. 블록 세계 안에서는 대명사 해소, 애매성 처리, 계획 수립까지 해냈다. 그런데 이 성능은 세계가 작기 때문에 가능했다. 블록의 종류와 가능한 동작이 유한하고 모두 명시되어 있었다. 세계를 조금만 넓히면 필요한 규칙의 수가 폭발한다. 위노그래드 본인이 나중에 이 접근의 한계를 인정하고 방향을 바꿨다는 점도 함께 기억할 만하다.
ELIZA 효과라는 용어도 여기서 나온다. 시스템이 실제로 이해하지 않아도 사람이 이해한다고 믿어 버리는 현상이다. 바이첸바움 자신이 이 반응에 충격을 받아 AI 비판자로 돌아섰다. 오늘날 대화형 모델을 쓸 때 그대로 되살아나는 논점이며, 이미 60년 된 문제라는 점을 기억해 둘 만하다.
장난감 문제라는 용어를 여기서 정리해 두자. 뒤에 나올 라이트힐 보고서를 읽을 때 필요하다. 원리를 보이기 위해 축소한 문제를 뜻하며, 이 문제에서의 성공이 실제 규모에서의 성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이 1차 겨울의 핵심 쟁점이 된다.
로젠블랫의 퍼셉트론
코넬 항공연구소의 프랭크 로젠블랫이 학습하는 기계를 실제로 만들었다. Mark I 퍼셉트론은 400개의 광센서를 입력으로 받고, 가중치를 전동 가변저항으로 물리적으로 조정했다.
y = 정답, ŷ = 예측, η = 학습률
- 출력 유닛이 여러 개인 병렬 구조는 처음부터 존재했다
- 학습 규칙이 있었고, 수렴 정리까지 증명되어 있었다
- 선형 분리 가능한 문제라면 유한 번의 갱신으로 반드시 수렴한다
- 당시 언론은 스스로 걷고 말하는 기계의 등장을 예고했다
학습 규칙의 형태를 천천히 뜯어 보자. 갱신량은 오차 (y − ŷ)와 입력 x의 곱이다. 예측이 맞으면 오차가 0이므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틀렸을 때만, 그리고 그 입력이 켜져 있던 방향으로만 가중치가 움직인다.
여기서 이 강의 전체를 지탱하는 관찰이 나온다. 이 규칙은 정답 y가 있어야 작동한다. 출력층에는 정답이 주어지지만 중간층에는 주어지지 않는다. 뒤에 나올 신용 할당 문제에서 이 문장이 그대로 다시 등장한다.
퍼셉트론 수렴 정리도 언급할 가치가 있다. 데이터가 선형 분리 가능하기만 하면 유한 번의 갱신 안에 반드시 해를 찾는다는 보장이 있었다. 즉 이 시기의 신경망은 이론적 보장을 갖춘 기법이었다. 나중에 SVM이 각광받은 이유가 이론적 보장이었다는 점과 대비해 보면, 보장의 유무가 유행을 좌우해 온 흐름이 보인다.
당시 보도도 살펴볼 만하다. 1958년의 기사들은 이 기계가 곧 걷고 말하고 자기 존재를 의식하게 되리라고 썼다. 이런 수사가 10년 뒤 반작용의 크기를 결정한다.
출처 Rosenblatt, "The perceptron: A probabilistic model for information storage and organization in the brain", Psychological Review 65(6), 1958. doi.org/10.1037/h0042519
ADALINE, MADALINE, 그리고 델타 규칙
경사하강법은 1960년에 이미 신경망에 쓰이고 있었다. 그런데도 XOR은 풀리지 않았다. 단층에 적용된 경사하강법이었기 때문이다.
나중에 필요했던 것은 경사하강법의 발명이 아니라, 그것을 은닉층까지 밀어 넣는 방법이었다.
퍼셉트론 규칙과 델타 규칙의 차이를 구분해 두자. 퍼셉트론 규칙은 계단 함수를 통과한 이산 출력과 정답의 차이를 쓴다. 델타 규칙은 임계값을 통과하기 전의 연속값과 정답의 차이를 쓴다. 후자는 제곱오차라는 매끄러운 목적함수를 명시적으로 최소화하며, 그래서 데이터가 선형 분리 불가능해도 최소제곱 의미의 해로 수렴한다.
즉 이 시점에 이미 연속적 출력, 미분 가능한 목적함수, 경사하강이라는 세 요소가 갖춰져 있었다. 빠진 것은 층을 쌓았을 때 그 기울기를 어떻게 아래로 내려보낼 것인가 하나뿐이었다. 이 관점으로 보면 1960년과 1986년 사이의 26년이 무엇을 기다린 시간이었는지가 분명해진다.
MADALINE은 오해를 방지하는 데 특히 유용한 사례다. 이미 2층 구조가 존재했지만 두 번째 층이 학습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문제가 구조가 아니라 학습이었다는 이 강의의 논지를 그대로 뒷받침한다.
과잉 약속의 시대
| 연도 | 발언자 | 예측 |
|---|---|---|
| 1957·58 | 사이먼·뉴웰 | 10년 안에 컴퓨터가 체스 세계 챔피언이 된다 |
| 1965 | 사이먼 | 20년 안에 기계가 사람이 하는 모든 일을 하게 된다 |
| 1967 | 민스키 | 한 세대 안에 AI를 만드는 문제는 실질적으로 해결된다 |
| 1970 | 민스키 | 3년에서 8년 안에 평균적인 인간 수준의 기계가 나온다 |
체스 챔피언은 실제로 등장했다. 다만 1997년이었다. 40년이 걸린 셈이고, 그 사이에 두 번의 겨울이 있었다.
이 표에서 눈여겨볼 것은 예측의 방향이 아니라 시한이 문제였다는 점이다. 사이먼의 체스 예측은 결국 맞았고, 기계가 많은 일을 대체한다는 예측도 부분적으로는 실현되고 있다. 틀린 것은 언제라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연구비는 언제라는 부분에 반응한다. 10년을 약속하고 받은 예산은 10년 뒤에 평가받는다. 방향이 옳았다는 항변은 예산 심사에서 힘을 갖지 못한다. 여기가 기술적 축과 사회적 축이 어긋나는 지점이며, 겨울이 만들어지는 기전이다.
왜 이렇게 어긋났는지도 짚어 볼 만하다. 초기 성과가 나온 문제들은 탐색 공간이 작고 규칙이 명확한 영역이었다. 이런 문제에서의 진전 속도를 그대로 외삽하면 낙관적 결론이 나온다. 문제의 난이도가 균일하다는 암묵적 가정이 깔려 있었던 셈인데, 뒤에 나올 모라벡의 역설이 바로 이 가정을 깬다.
인용 출처는 각각 Simon & Newell, "Heuristic Problem Solving", Operations Research 6(1), 1958 (체스 예측), Simon, The Shape of Automation for Men and Management, 1965, p.96, Minsky, Computation: Finite and Infinite Machines, 1967, Minsky의 Life 지 인터뷰, 1970이다.
생각해 볼 질문
최근 5년 사이에 나온 AI 관련 예측 중 시한을 명시한 것을 하나씩 찾아보자. 그 예측은 어떤 문제에서의 진전 속도를 외삽한 것인가.
단층의 벽
XOR이 상징이 된 이유는 표현력이 아니라 학습이었다. 이 강의에서 가장 자주 오해되는 대목이다.
AND와 OR은 되고 XOR은 안 되는 이유
이것이 표현력의 한계다. 단층 구조가 나타낼 수 있는 함수의 집합 자체에 XOR이 들어 있지 않다.
퍼셉트론 가중치를 직접 움직여 보기
가중치 두 개와 임계값을 조절해 네 점을 옳게 나누어 보자. AND와 OR은 몇 번만 움직이면 맞출 수 있다. 그다음 XOR로 바꾸고 같은 일을 시도해 본다.
XOR에서는 어떤 값을 넣어도 네 점을 모두 맞출 수 없다. 세 개까지가 한계다. 더 정밀하게 조절하는 문제가 아니라 해가 존재하지 않는 문제라는 점을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다.
직접 증명해 보는 것이 가장 빠르다. XOR을 만족하는 가중치가 존재한다고 가정하고 네 점의 부등식을 세운 뒤 모순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w₁·0 + w₂·0 < θ, w₁·1 + w₂·0 ≥ θ, w₁·0 + w₂·1 ≥ θ, w₁·1 + w₂·1 < θ 네 식을 놓고, 두 번째와 세 번째를 더하면 w₁ + w₂ ≥ 2θ가 나오는데 네 번째 식은 w₁ + w₂ < θ를 요구한다. θ가 양수인 한 모순이다.
이 논증이 중요한 이유는 불가능성이 계산의 한계가 아니라 구조의 한계임을 보여 주기 때문이다. 더 오래 학습시키거나 더 좋은 최적화를 쓴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애초에 해가 존재하지 않는다.
실무적으로도 이어진다. 선형 분리 가능성이라는 개념은 오늘날에도 살아 있다. 특징 공학이란 결국 원래 공간에서 선형 분리가 안 되는 데이터를, 분리가 되는 공간으로 옮기는 작업이다. 커널 방법이 명시적으로 하는 일이 그것이고, 은닉층이 암묵적으로 하는 일도 같다.
출처 Minsky & Papert, Perceptrons: An Introduction to Computational Geometry, MIT Press, 1969 (1988년 확장판 서문에 저자들의 회고가 실려 있다).
유닛을 늘리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는다
여기서 가장 자주 나오는 질문이 있다. 왜 유닛 여러 개를 쓰는 발상이 그렇게 늦게 나왔느냐는 것이다. 답은 늦게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다. 병렬 배치는 처음부터 있었다. 오래 걸린 것은 유닛을 옆으로 늘리는 일이 아니라 위로 쌓는 일이었다.
수학적으로 정리하면 이렇다. 활성화 함수 없이 층을 쌓으면 W₂(W₁x) = (W₂W₁)x이므로 하나의 행렬로 합쳐지고 단층과 같아진다. 그래서 층을 쌓는 데는 비선형 활성화가 필수다. 그런데 이 시기에도 계단 함수라는 비선형은 이미 쓰이고 있었다. 즉 비선형이 없어서 막힌 것이 아니다. 이 문장을 기억해 두면 뒤의 시그모이드 논의가 정확하게 읽힌다.
자주 나오는 질문
은닉층이 늘어나면 표현력이 계속 좋아지는가. 보편 근사 정리에 따르면 은닉층 하나로도 임의의 연속 함수를 원하는 정확도로 근사할 수 있다. 다만 필요한 유닛 수가 지수적으로 커질 수 있고, 깊게 쌓으면 같은 함수를 훨씬 적은 파라미터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결과들이 있다. 깊이의 이점은 표현 가능성이 아니라 표현 효율에 있다.
표현은 처음부터 가능했다
h₂ = AND(x₁, x₂)
y = AND(h₁, NOT h₂)
세 번째 유닛이 원래 입력이 아니라 다른 유닛의 출력을 받는다. 이 순간 층이 하나 더 생긴다. 그리고 이 구조를 손으로 설계하는 것은 1960년대에도 누구나 할 수 있었다.
그림 4의 오른쪽이 이 자료에서 가장 중요한 그림이다. 은닉층이 하는 일은 결국 좌표계를 바꾸는 것이다. 입력 공간에서 뒤엉켜 있던 점들이 새 공간에서는 가지런해진다. 딥러닝 전체가 이 조작을 여러 번 반복하는 일이라고 요약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겹침 현상도 눈여겨보자. 입력 (0,1)과 (1,0)이 은닉층 출력에서는 같은 점이 된다. 서로 구분할 필요가 없는 정보를 은닉층이 버린 것이다. 표현 학습이란 무엇을 남기고 무엇을 버릴지 정하는 일이라는 관점을 여기서 심어 둘 수 있다.
다른 구성도 가능하다. NAND와 OR을 은닉 유닛으로 두고 AND로 결합하는 방식도 XOR을 만든다. 정답 구조가 유일하지 않다는 사실이 뒤에 나올 역전파 논의와 직접 이어진다.
신용 할당 문제 · Credit Assignment
퍼셉트론 학습 규칙은 정답과 출력의 차이로 가중치를 고친다. 그렇다면 중간층 유닛의 정답은 무엇인가.
XOR이 상징적인 이유는 문제가 어려워서가 아니다. 문제가 XOR인 줄 알면 손으로 짜면 된다. 어려운 것은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는 상태에서, 중간층이 어떤 특징을 뽑아야 하는지를 데이터로부터 스스로 정하는 일이었다.
신용 할당이라는 말은 원래 공을 누구에게 돌릴 것인가라는 뜻이다. 최종 결과가 나빴을 때 그 책임이 어느 파라미터에 얼마나 있는지를 배분하는 문제다. 강화학습에서도 같은 이름의 문제가 시간축을 따라 등장한다.
당시 시도됐던 우회책들도 언급할 가치가 있다. 중간층 가중치를 무작위로 고정하고 출력층만 학습시키는 방법이 실제로 쓰였다. 이 발상은 훗날 극한 학습 기계나 저수지 컴퓨팅이라는 이름으로 되살아난다. 또 하나는 가중치를 무작위로 흔들어 보고 오차가 줄면 채택하는 방식인데, 파라미터가 조금만 많아져도 비현실적으로 느려진다.
왜 무작위 탐색이 안 되는가를 수치로 확인해 보자. 가중치가 100개이고 각각 열 가지 값만 시도한다 해도 조합이 10의 100제곱이다. 기울기가 주는 정보는 이 탐색을 방향이 있는 이동으로 바꿔 준다. 역전파의 가치가 바로 이 지점에 있다.
민스키와 페퍼트, 그리고 흔한 오해 ②
1969년 시점에서 신경망은 AI 분야의 한 갈래였고, 자금과 인력의 대부분은 기호주의에 있었다. 신경망의 위축은 AI 전체의 겨울을 부를 만한 사건이 아니었다.
다만 신경망 내부에서 보면 타격은 결정적이었다. 같은 사건이 관점에 따라 크기가 다르게 보인다는 점이 이 대목의 교훈이다.
이 책의 실제 기여는 퍼셉트론이 무엇을 계산할 수 있는지를 엄밀하게 규명한 것이다. 예를 들어 도형이 연결되어 있는지를 판정하는 문제나 홀짝을 세는 문제에서, 필요한 입력 연결의 수가 입력 크기에 따라 어떻게 커지는지를 분석했다. 오늘날의 계산 복잡도 관점에 가까운 작업이었다.
이 사례는 과학 저작이 공동체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관점에서도 읽을 수 있다. 내용의 정확성과 그 내용이 유통되며 획득한 의미가 서로 다를 수 있다. 오늘날 논문의 한 줄이 소셜 미디어에서 다른 명제로 요약되어 퍼지는 일과 구조가 같다.
로젠블랫이 1971년에 사고로 사망했다는 사실도 흔히 함께 언급된다. 반론을 이어 갈 중심 인물이 사라진 것이 침체를 길게 만든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되기도 한다. 다만 이것은 정황이지 인과의 증거는 아니다.
출처 Minsky & Papert, Perceptrons, MIT Press, 1969 · 이 책의 수용사에 대한 개관은 History of artificial intelligence (Wikipedia).
1차 AI 겨울
무너진 것은 신경망이 아니라 범용 탐색 기반 기호주의였다. 원인을 정확히 짚는 것이 이 장의 목적이다.
ALPAC 보고서 · 기계번역의 좌초
미국 정부는 냉전기 러시아어 문헌 번역을 위해 기계번역에 대규모로 투자했다. ALPAC 위원회는 10년간의 성과를 검토한 뒤, 기계번역이 사람보다 느리고 비싸며 부정확하다고 결론지었다.
- 구문 규칙만으로는 의미의 중의성을 해소할 수 없었다
- 번역에는 세계에 대한 상식이 필요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 보고서 직후 기계번역 연구 자금이 사실상 중단됐다
- AI 전반의 신뢰도에 첫 균열이 생긴 사건이다
중의성 문제를 예로 보자. pen이라는 단어는 필기구일 수도 있고 우리일 수도 있다. 상자가 우리 안에 있다는 문장과 펜이 상자 안에 있다는 문장을 구분하려면 크기에 관한 상식이 필요하다. 이것은 문법 규칙으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이 문제가 결국 어떻게 풀렸는지도 함께 보아야 한다. 1990년대에 IBM이 규칙 대신 대량의 대역 말뭉치와 통계로 접근하면서 실용성이 올라갔고, 2014년 이후 신경망 번역이 다시 판을 바꿨다. 즉 이 문제는 더 정교한 규칙이 아니라 접근 방식의 교체로 해결됐다. 벽에 부딪힌 방법을 개선하는 것과 방법을 바꾸는 것 중 무엇이 필요한지 판단하는 일이 연구에서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 주는 사례다.
출처 ALPAC, Language and Machines: Computers in Translation and Linguistics, National Research Council Publication 1416, 1966년 11월. 전문 공개: nationalacademies.org/publications/9547 (doi:10.17226/9547)
라이트힐 보고서 · 결정타
영국 과학연구위원회가 응용수학자 제임스 라이트힐에게 AI 연구 전반의 평가를 의뢰했다. 결론은 냉정했다. 이 분야가 약속한 것 중 어느 것도 달성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 핵심 지적 · 장난감 문제에서 되던 방법이 실제 크기의 문제로 가면 조합 폭발 때문에 작동하지 않는다
- 즉각적 결과 · 영국 내 AI 연구비가 소수 대학을 제외하고 대폭 삭감되었다
- 파급 · 미국 DARPA도 비슷한 시기에 목표 지향적 지원으로 방향을 틀며 기초 연구 자금을 줄였다
1차 AI 겨울의 시작을 보통 이 시점으로 잡는다.
조합 폭발을 숫자로 확인하기
한 수마다 선택지가 b개일 때 d수를 내다보려면 bd개의 경우를 살펴야 한다. 초당 10억 개를 처리하는 컴퓨터를 가정하고 걸리는 시간을 계산해 본다.
깊이를 하나 늘릴 때마다 시간이 b배가 된다. 컴퓨터가 백만 배 빨라져도 늘릴 수 있는 깊이는 서너 수에 그친다. 라이트힐이 지적한 것이 정확히 이 성질이다.
라이트힐은 AI 연구를 세 범주로 나누어 평가했다. 자동화 응용, 뇌 연구를 위한 컴퓨터 모형, 그리고 그 둘을 잇는다고 주장하는 중간 영역이다. 그의 비판은 특히 중간 영역에 집중됐다. 응용도 아니고 생물학적 이해도 아닌 채 일반 지능을 표방하는 연구가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보고서 발표 후 BBC에서 라이트힐과 매카시 등이 참여한 공개 토론이 열렸다는 점도 흥미로운 대목이다. 과학 정책 논쟁이 방송으로 다뤄진 드문 사례이고, 학문 공동체가 외부의 평가에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보여 준다.
보고서는 1972년 7월에 제출되어 1973년에 Artificial Intelligence: A Paper Symposium으로 출간됐다. 그래서 자료에 따라 1972년으로 표기되기도 한다.
여기서 조합 폭발의 의미를 수치로 확인해 보자. 체스에서 한 수당 가능한 선택이 평균 35개라면, 4수를 내다보는 데 약 150만 가지, 8수면 10의 12제곱을 넘는다. 하드웨어가 백만 배 빨라져도 내다보는 깊이는 몇 수 늘어나는 데 그친다. 지수적 증가 앞에서는 하드웨어 개선이 무력하다는 감각이 핵심이다.
출처 Lighthill, "Artificial Intelligence: A General Survey", Science Research Council, 1973. 전문: chilton-computing.org.uk · 매카시의 반박: stanford.edu · 1973년 BBC 공개 토론 영상: aiai.ed.ac.uk
무엇이 실제로 실패했는가
네 가지 모두 기호주의 접근의 문제였다. XOR은 이 목록에 없다.
모라벡의 역설은 조금 더 들여다볼 가치가 있다. 진화의 시간을 근거로 삼는 설명이 널리 인용된다. 시각과 운동은 수억 년에 걸쳐 최적화된 능력이라 우리가 의식하지 못할 만큼 자동화되어 있고, 추상적 추론은 수만 년 정도의 짧은 역사를 가진 능력이라 의식적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가 어렵다고 느끼는 정도와 계산적으로 어려운 정도가 반대로 배열되어 있는 셈이다.
이 역설은 지금도 유효하다. 대규모 언어모델이 변호사 시험 문제를 푸는 수준에 도달한 반면, 처음 보는 부엌에서 그릇을 정리하는 로봇은 여전히 어렵다. 이 대비를 기억해 두면 기술 발전의 방향을 예측할 때 흔히 저지르는 오류를 피할 수 있다.
상식 지식 문제에 정면으로 도전한 시도도 있었다. 1984년에 시작된 Cyc 프로젝트는 상식을 수백만 개의 논리 명제로 직접 입력하려는 시도였고, 수십 년간 이어졌다. 결과적으로 기호주의의 한계를 확인하는 대규모 실험이 됐다.
연구가 멈춘 것은 아니었다
| 연도 | 인물 | 성과 |
|---|---|---|
| 1974 | 베르보스 | 박사논문에서 오차 역전파를 제시.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다 |
| 1980 | 후쿠시마 | 네오코그니트론. 합성곱 신경망의 직접적 조상 |
| 1982 | 홉필드 | 홉필드 네트워크. 물리학자들의 관심을 신경망으로 끌어들였다 |
| 1982 | 코호넨 | 자기조직화 지도. 비지도 학습의 대표적 초기 성과 |
역전파는 1974년에 이미 문서화되어 있었다. 그것이 12년 뒤에야 확산된 이유는 발명의 부재가 아니라, 그 방법을 받아들일 공동체와 계산 자원이 아직 없었기 때문이다.
홉필드 네트워크의 역할도 짚어 둘 만하다. 홉필드는 신경망의 상태를 물리학의 에너지 함수로 기술했고, 학습과 회상을 에너지가 낮아지는 과정으로 설명했다. 이 언어가 물리학자 집단을 이 분야로 끌어들였고, 1980년대 중반 연결주의 부흥의 인적 기반이 됐다. 방법론의 전환만이 아니라 어떤 분야의 사람들이 유입되는가가 연구 흐름을 바꾼다는 점을 보여 준다.
후쿠시마의 네오코그니트론은 계층적 특징 추출, 국소 수용장, 위치 불변성이라는 오늘날 CNN의 핵심 요소를 이미 갖고 있었다. 없었던 것은 역전파로 전체를 한꺼번에 학습시키는 방법이다. 르쿤이 1989년에 이 구조에 역전파를 결합하면서 LeNet 계열이 나온다. 아이디어가 조각으로 흩어져 있다가 결합되는 전형적인 과정이다.
출처 Werbos, Beyond Regression, Harvard 박사학위논문, 1974 · Fukushima, "Neocognitron", Biological Cybernetics 36, 1980, springer.com · Hopfield, PNAS 79(8), 1982, pnas.org
전문가 시스템과 2차 겨울
범용을 포기하고 좁은 영역에서 성공했지만, 확장에서 무너졌다. 1차와 2차는 같은 기호주의지만 실패한 지점이 다르다.
1차 실패에 대한 응답
산업과 국가 단위의 투자로 확대
전문가 시스템의 구조를 한 번 그려 보자. 지식 베이스와 추론 엔진이 분리되어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규칙은 IF 조건 THEN 결론 형태로 저장되고, 추론 엔진이 이를 연쇄적으로 적용한다. 지식과 처리를 분리한 이 설계 덕분에 같은 엔진에 다른 도메인의 규칙을 갈아 끼울 수 있었고, 껍데기만 파는 상품도 등장했다.
MYCIN은 정확도가 높았음에도 임상에서 실제로 쓰이지 않았다. 이유는 기술 외적인 것이었다. 오진의 법적 책임을 누가 지는가, 의사가 기계의 판단을 어떻게 신뢰할 것인가, 당시의 컴퓨터 접근성은 어떠했는가 같은 문제들이다. 오늘날 의료 AI가 마주하는 쟁점과 거의 같다. 기술의 성능과 실제 도입은 다른 문제다.
MYCIN이 남긴 또 하나의 유산은 확신도 개념이다. 규칙마다 확신의 정도를 수치로 붙여 불확실성을 다루려 했다. 이 시도가 이후 베이지안 네트워크로 이어지는 흐름의 앞자리에 놓인다.
출처 Shortliffe, Computer-Based Medical Consultations: MYCIN, Elsevier, 1976 · Yu 외, "Antimicrobial Selection by a Computer", JAMA 242(12), 1979 (MYCIN의 평가 결과) · McDermott, "R1: A Rule-Based Configurer of Computer Systems", Artificial Intelligence 19(1), 1982 (XCON).
붕괴 · 무엇이 무너졌나
1987년을 전후로 AI 전용 하드웨어 시장이 사실상 소멸했고, 기업들은 AI 부서를 정리했다. AI라는 단어 자체가 기피어가 된 시기다.
지식 획득 병목은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볼 가치가 있다. 전문가는 자신이 무엇을 알고 있는지를 명시적으로 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숙련된 의사가 환자를 보고 판단하는 과정을 규칙으로 옮기려 하면, 본인도 언어화하지 못하는 부분이 반드시 남는다. 이 문제를 다루는 지식 공학자라는 직군까지 생겼지만 근본적 해결은 되지 않았다.
이 지점이 왜 기계학습이 결국 이겼는지를 설명한다. 사람이 규칙을 말로 옮길 필요 없이, 사례만 충분히 모으면 되기 때문이다. 지식을 언어화하는 비용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레이블을 붙이는 비용으로 문제가 옮겨 간 것이다.
LISP 머신의 몰락은 범용 하드웨어의 승리라는 더 큰 패턴의 한 사례다. 전용 하드웨어는 성능 우위를 갖지만 범용 하드웨어는 훨씬 큰 시장 규모 덕분에 개선 속도가 빠르다. 여기에 흥미로운 반전이 있다. 2010년대 이후에는 GPU와 TPU 같은 특화 하드웨어가 다시 중심에 섰다. 같은 패턴이 반복되는가, 아니면 이번에는 조건이 다른가.
일본 5세대 컴퓨터 프로젝트도 짚어 둘 만하다. 10년에 걸친 대형 국가 과제였고 병렬 논리 프로그래밍이라는 뚜렷한 기술 노선을 걸었다. 목표 대비 성과가 부족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지만, 병렬 처리와 제약 프로그래밍 분야에 남긴 축적은 별도로 평가된다. 기술 노선을 국가가 선택할 때의 위험을 보여 주는 사례다.
출처 2차 겨울의 전개에 대한 개관은 AI winter (Wikipedia) · 당시 연구자들의 자체 진단은 AAAI-84 패널 기록 "The Dark Ages of AI", AI Magazine 6(3), 1985에 남아 있다.
세 시기의 비교
| 구분 | 1차 AI 겨울 | 연결주의 침체 | 2차 AI 겨울 |
|---|---|---|---|
| 시기 | 1974년경 – 1980년경 | 1969년 – 1986년경 | 1987년 – 1993년경 |
| 대상 | 범용 탐색 기반 기호주의 | 신경망 | 전문가 시스템 |
| 계기 | ALPAC 1966, 라이트힐 1973 | 민스키·페퍼트 1969 | 전용 하드웨어 시장 붕괴 |
| 실패 원인 | 조합 폭발, 상식 부재 | 은닉층 학습 방법의 부재 | 지식 획득 병목, 확장 불가 |
| 규모 | AI 분야 전체 | 신경망 갈래에 한정 | AI 분야 전체 |
| 종료 계기 | 전문가 시스템의 상업적 성공 | 역전파 1986 | 통계적 기계학습의 부상 |
XOR 문제가 1차 AI 겨울을 불렀다는 서술은 연도와 원인이 모두 맞지 않는다. 민스키와 페퍼트의 책은 1969년이고 1차 겨울의 시작은 1974년경이다. 1차 겨울을 끝낸 것도 신경망이 아니라 전문가 시스템의 상업적 성공이었으며, 역전파가 끝낸 것은 1차 겨울이 아니라 가운데 열의 연결주의 침체다.
이 표에서 가운데 열은 양쪽 열과 별개의 흐름이다. 이것이 핵심이다. 시기가 겹칠 뿐 대상도 원인도 종료 계기도 다르다. 세 열을 하나의 이야기로 합치면 반드시 연도가 어긋난다.
자금 중단의 근거로 인용된 문서를 직접 확인해 볼 수도 있다. ALPAC과 라이트힐 보고서는 모두 공개 문서이고, 두 보고서 어디에도 신경망의 한계가 자금 중단의 이유로 등장하지 않는다. 역사적 주장을 검증할 때는 당시의 일차 자료를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2차 겨울이 끝난 방식도 특이하다. 이번에는 새로운 돌파가 아니라 이름을 바꾸는 방식이 함께 작동했다. 연구자들이 AI 대신 기계학습, 패턴 인식, 지능형 시스템 같은 용어를 쓰기 시작했고, SVM과 베이지안 네트워크처럼 이론적 보장이 명확한 방법들이 그 자리를 채웠다. 분야가 살아남는 방식이 항상 기술적 승리는 아니라는 점을 보여 준다.
출처 두 보고서 원문은 위 4장의 출처를 참고. 세 시기의 구분은 History of artificial intelligence 및 Lighthill report 항목의 연표와 대조해 정리했다.
역전파와 연결주의의 부활
미분 가능한 비선형성과 효율적인 기울기 계산이 결합되면서 은닉층 학습 문제가 풀린다.
경사하강법은 새로운 것이 아니었다
그래서 실제로 필요했던 두 가지
여기서 자주 나오는 오해를 정면으로 다룬다. 딥러닝은 경사하강법이 발명되어 가능해진 것이 아니다. 경사하강법은 140년 전 도구이고, 신경망에 적용된 것도 1986년 기준으로 26년 전 일이었다. 새로웠던 것은 그 도구를 층 너머로 전달하는 방법이다.
정리하면 이렇다. 필요했던 것은 세 가지의 결합이다. 첫째 층을 쌓은 구조, 둘째 미분 가능한 비선형 활성화, 셋째 역방향 기울기 계산. 이 중 첫째는 오래전부터 있었고, 둘째는 계단 함수를 시그모이드로 바꾸는 작은 변경이었으며, 셋째가 진짜 새로운 부분이었다.
계단 함수에서 시그모이드로
기울기가 0이라는 말의 의미를 풀어 주는 것이 여기서 가장 중요하다. 기울기 0은 이 가중치를 아주 조금 흔들어도 출력이 바뀌지 않는다는 뜻이다. 계단 함수에서는 실제로 그렇다. 임계값을 넘길 만큼 크게 흔들지 않는 한 출력이 그대로이고, 넘기는 순간 0에서 1로 튄다. 그래서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가야 좋아지는지에 대한 정보가 국소적으로 아예 없다.
시그모이드는 이 계단을 완만한 경사로 바꿔 놓는다. 조금 흔들면 출력도 조금 바뀌고, 그 조금이 방향 정보를 준다. 이 정보가 층을 거슬러 전달되는 것이 역전파다. 미분 가능성은 수학적 형식의 문제가 아니라 정보의 문제라는 관점을 여기서 심어 준다.
시그모이드가 정답은 아니라는 점도 이 자리에서 예고해 둔다. 오늘날 주력인 ReLU는 0에서 미분이 정의되지 않고 음수 구간에서는 기울기가 0인데도 잘 작동한다. 시그모이드는 오히려 양 끝에서 기울기가 0에 가까워져 깊은 망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시그모이드는 계단 함수의 기울기 0 문제를 피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첫 대안이었을 뿐이며, 더 나은 대안이 나오자 교체됐다.
왜 연쇄법칙만으로는 부족했나
연쇄법칙 자체는 미적분학의 기본이다. 새로웠던 것은 계산의 순서였다.
δj = f′(zj) · Σk wjk δk
베르보스가 1974년 박사논문에서 제시했고, 1986년 루멜하트, 힌턴, 윌리엄스의 논문으로 널리 알려졌다.
수식 두 줄이 역전파의 전부다. 위 식은 어떤 가중치의 기울기가 도착 유닛의 오차 신호와 출발 유닛의 활성값의 곱이라는 뜻이다. 아래 식은 그 오차 신호가 윗층의 오차 신호를 가중합한 뒤 활성화 함수의 도함수를 곱해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재귀 구조이므로 출력층에서 시작해 아래로 한 번 내려가면 끝난다.
여기서 기울기 소실의 원인이 이미 보인다. 아래 식에 f′가 곱해져 있고, 층을 내려갈 때마다 이 곱셈이 반복된다. 시그모이드의 도함수 최댓값이 0.25이므로 층마다 최소한 4분의 1로 줄어든다. 열 층이면 100만 분의 1 아래다. 이 계산을 직접 해 보면 뒤에 나올 그림 6이 자연스럽게 이해된다.
계산 비용도 구체적으로 비교해 보자. 가중치가 W개일 때 순방향 방식은 각 가중치마다 전체 순전파를 다시 해야 하므로 대략 W배의 비용이 든다. 역방향 방식은 순전파 한 번과 역전파 한 번, 즉 상수 배의 비용으로 끝난다. 파라미터가 수억 개인 오늘날의 모델에서 이 차이는 가능과 불가능의 차이다.
더 넓은 맥락에서 보면 역전파는 역방향 자동 미분의 한 사례다. 오늘날의 딥러닝 프레임워크는 이 계산을 계산 그래프 위에서 일반화해 자동으로 수행한다. 파이토치에서 backward를 호출할 때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 바로 이것이다.
출처 Rumelhart, Hinton & Williams, "Learning representations by back-propagating errors", Nature 323, 1986. nature.com · 이전 계보에 대한 정리는 Schmidhuber, "Deep Learning in Neural Networks: An Overview", Neural Networks 61, 2015, arXiv:1404.7828
XOR 시연의 의미
루멜하트, 힌턴, 윌리엄스의 논문에서 XOR은 역전파가 실제로 작동한다는 것을 보이는 최소 예제였다. 입력 2, 은닉 2, 출력 1이면 풀린다.
- 17년간 상징이었던 문제를 랜덤 초기화에서 학습만으로 통과했다
- 사람이 OR과 AND를 지정해 주지 않았다
- 초기값에 따라 전혀 다른 두 초평면 조합으로 수렴한다
- 그래도 XOR은 맞게 나온다
사람이 정답 구조를 알려주지 않아도, 데이터에 맞는 중간 표현을 스스로 하나 만들어 낸다. 특징 공학에서 특징 학습으로 넘어가는 전환이 이 지점에서 시작된다.
이 논문에서 XOR은 사실 가장 덜 중요한 예제였다. 같은 논문에는 대칭성 판별, 이진 덧셈, 가족 관계 추론 같은 더 큰 과제들이 함께 실려 있다. 그런데도 XOR이 상징으로 남은 이유는 17년 전의 지적에 대한 직접적인 응답이었기 때문이다. 기술적 중요도와 상징적 중요도가 다르다는 사례다.
아래 실습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은닉 유닛 두 개짜리 XOR 네트워크를 여러 초기값으로 학습시킨 뒤 은닉 유닛이 실제로 어떤 함수가 되었는지를 보면, 어떤 초기값에서는 OR과 AND에 가까운 것이 나오고 다른 초기값에서는 전혀 다른 두 직선이 나온다. 그런데 최종 출력은 모두 XOR이다. 해가 유일하지 않다는 점, 그리고 사람이 이해하기 쉬운 해가 반드시 선택되지는 않는다는 점이 여기서 드러난다.
이 관찰은 마지막 장의 해석가능성 논의와 직접 이어진다. 신경망이 찾은 표현이 사람의 개념과 대응하지 않는 것은 예외가 아니라 기본값이다. 유닛 두 개짜리 XOR에서도 이미 그렇다.
XOR을 역전파로 학습시키기
입력 2, 은닉 2, 출력 1짜리 신경망을 이 페이지 안에서 실제로 학습시킨다. 왼쪽은 오차 곡선, 오른쪽은 은닉 유닛 두 개가 입력 공간에 그은 경계선이다. 다시 시작할 때마다 초기값이 바뀐다.
여러 번 다시 돌려 보자. 매번 다른 경계선 조합이 나오는데도 출력은 모두 XOR이 된다. 사람이 손으로 짠 OR과 AND 조합은 가능한 해 중 하나일 뿐이다.
왜 곧바로 깊어지지 않았나
1986년의 돌파는 학습 가능성을 열었지만 깊이를 열지는 못했다. 깊이가 실제로 해금되는 것은 20년 뒤다.
기울기가 몇 층 만에 사라지는지 계산하기
층을 하나 거슬러 올라갈 때마다 활성화 함수의 도함수가 한 번씩 곱해진다. 층 수를 늘려 가며 입력층에 도달하는 신호의 크기를 확인해 보자.
시그모이드를 고르고 층을 20까지 올려 보자. 남는 신호가 실수의 표현 한계에 가까워진다. ReLU로 바꾸면 곱해지는 값이 1이라 층을 늘려도 줄지 않는다. 이것이 2010년대에 깊이가 해금된 이유 중 하나다.
기울기 폭발도 함께 봐야 균형이 맞는다. 가중치가 크면 역방향 곱셈에서 값이 지수적으로 커져 학습이 발산한다. 특히 순환 신경망에서 심각했고, 기울기 클리핑이라는 실용적 대응이 나온다. 소실과 폭발은 같은 곱셈 구조에서 나오는 양방향 증상이다.
LSTM이 이 문제에 대한 구조적 해법이었다는 점도 여기서 연결할 수 있다. 셀 상태를 따라 기울기가 곱해지지 않고 더해지며 흐르는 경로를 만든 것이고, 같은 발상이 훗날 잔차 연결로 재등장한다. 기울기가 지나갈 지름길을 만든다는 아이디어가 서로 다른 시기에 두 번 나온 셈이다.
당시의 규모도 감을 잡아 두자. 1990년대 초의 대표적 실험은 수만 개 샘플과 수만 개 파라미터 수준이었다. 오늘날 기준으로는 노트북에서 몇 분이면 끝나는 규모다. 이 격차가 무엇을 가능하게 했는지가 다음 장의 주제다.
신경망이 다시 밀려나다
이 시기 신경망 연구자는 소수였다. 기법은 대부분 갖춰져 있었으나 데이터와 연산이 아직 도달하지 않았다.
SVM이 왜 매력적이었는지를 보면 당시 분위기가 전해진다. 볼록 최적화 문제이므로 전역 최적해가 보장되고 초기값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다. 일반화 성능에 대한 이론적 상한도 제시됐다. 반면 신경망은 국소 최적해에 빠질 수 있고, 초기값과 하이퍼파라미터에 민감하며, 왜 잘 되는지 설명하기 어려웠다. 당시 기준으로 신경망은 이론적으로 열등한 방법이었다.
흥미로운 점은 이 평가가 뒤집힌 방식이다. 신경망의 이론적 문제들이 해결되어서가 아니라, 데이터와 연산이 커지자 실제 성능이 압도적으로 좋아졌기 때문이다. 국소 최적해 문제는 고차원에서는 생각만큼 심각하지 않다는 이해가 나중에야 정리됐다. 이론적 우아함과 실용적 성능이 항상 같은 방향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힌턴, 벤지오, 르쿤 세 사람이 이 시기에 소수파로 남아 연구를 이어 갔고 2018년 튜링상을 공동 수상했다. 다만 이것을 소신의 승리라는 미담으로만 읽지 않는 편이 좋다. 같은 시기에 다른 방향을 밀고 나갔다가 결과를 보지 못한 연구도 많다. 사후에 성공한 사례만 보면 생존 편향이 생긴다.
출처 Cortes & Vapnik, "Support-vector networks", Machine Learning 20, 1995, springer.com · Hochreiter & Schmidhuber, "Long Short-Term Memory", Neural Computation 9(8), 1997, doi.org · LeCun 외, "Gradient-based learning applied to document recognition", Proc. IEEE 86(11), 1998, doi.org/10.1109/5.726791
딥러닝 시대
알고리즘이 아니라 조건이 바뀌었다. 세 가지 축이 동시에 임계점에 도달한 결과다.
세 축이 동시에 도달하다
역전파는 1986년에 이미 있었다. 2012년에 새로웠던 것은 이 알고리즘을 충분한 데이터와 연산 위에서 돌릴 수 있게 된 상황이다.
ImageNet의 기여를 데이터 크기로만 보면 절반만 보는 것이다. 더 중요한 것은 공개된 공통 벤치마크였다는 점이다. 모두가 같은 문제를 같은 척도로 풀면서 진전이 누적적으로 측정됐다. 매년 열린 대회가 개선의 속도를 끌어올렸다. 벤치마크의 설계가 분야의 방향을 결정한다는 점, 그리고 벤치마크에 과적합되는 부작용도 함께 생각해 볼 만하다.
GPU 이야기에는 우연의 요소가 크게 작용했다. GPU는 신경망을 위해 설계된 하드웨어가 아니라 3차원 그래픽스를 위해 만들어진 장치였다. 게임 시장이 키운 대량 생산 부품이 우연히 신경망 연산과 구조적으로 맞았고, 2007년 CUDA 공개로 일반 프로그래머가 접근할 수 있게 됐다. 기술의 전개에서 인접 분야의 발전이 결정적 역할을 하는 사례다.
2006년 층별 사전학습은 역사적 위치가 조금 특이하다. 깊은 망을 한 층씩 비지도로 미리 학습시킨 뒤 전체를 미세조정하는 방법이었고, 딥러닝이라는 용어가 널리 쓰이기 시작한 계기가 됐다. 다만 이 기법 자체는 이후 ReLU와 개선된 초기화가 등장하면서 거의 쓰이지 않게 된다. 분야를 열었지만 자신은 대체된 기법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출처 Deng 외, "ImageNet: A Large-Scale Hierarchical Image Database", CVPR 2009, image-net.org · Hinton & Salakhutdinov, "Reducing the Dimensionality of Data with Neural Networks", Science 313, 2006, science.org
AlexNet · 분기점
AlexNet의 구성 요소 중 새로 발명된 것은 사실 거의 없다. 합성곱 구조는 1980년과 1998년에, ReLU는 그 이전에, 드롭아웃은 같은 무렵에 나와 있었다. 기존 요소들을 충분한 데이터와 GPU 위에서 결합한 것이 기여였다. 연구에서 종합이 발명만큼 중요할 수 있다는 사례로 쓸 수 있다.
격차의 크기도 중요했다. 당시 이 대회의 연간 개선폭은 1~2퍼센트포인트 수준이었다. 10퍼센트포인트는 그 흐름 밖의 숫자였고, 그래서 개선이 아니라 방법의 교체로 읽혔다. 연구 공동체가 방향을 바꾸는 데는 점진적 우위가 아니라 해석의 여지가 없는 격차가 필요하다는 점이 드러난다.
사람의 오류율 5.1퍼센트라는 수치는 특정 평가 조건에서 나온 참고값이다. 이 숫자를 넘었다는 것이 곧 사람보다 잘 본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로 이후 연구들은 이 모델들이 사람에게는 거의 영향이 없는 미세한 잡음에 쉽게 속는다는 점을 보였다. 벤치마크 성능과 실제 능력은 다르다는 점을 보여 준다.
출처 Krizhevsky, Sutskever & Hinton, NeurIPS 2012, proceedings.neurips.cc · 연도별 우승 기록과 사람 오류율은 Russakovsky 외, "ImageNet Large Scale Visual Recognition Challenge", IJCV 115, 2015, arXiv:1409.0575 · He 외, "Deep Residual Learning for Image Recognition", CVPR 2016, arXiv:1512.03385
무엇이 기울기 소실을 풀었나
잔차 연결이 왜 그렇게 효과적인가. 한 문장으로 말하면 이렇다. 출력이 F(x) + x이므로 미분하면 F′(x) + 1이 되고, 이 1이 기울기가 곱셈에 의해 사라지지 않는 통로가 된다. 곱셈으로 층을 잇던 구조에 덧셈 경로를 하나 뚫은 것이다.
ResNet 논문의 출발점은 정확도가 아니라 퇴화 현상이었다. 층을 늘리면 학습 오차조차 오히려 나빠지는 현상이 관찰됐다. 표현력이 늘었으니 최소한 같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 즉 이것은 과적합이 아니라 최적화의 문제였고, 그 진단이 잔차 연결이라는 해법으로 이어졌다. 문제를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해법의 절반이라는 사례다.
여기서 시그모이드에 대한 평가를 정리해 두자. 시그모이드는 정답이어서 채택된 것이 아니라 계단 함수의 기울기 0 문제를 피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첫 대안이었다. 더 나은 대안이 나오자 교체됐다. 기술사에서 과도기적 해법이 갖는 역할을 보여 준다.
출처 Glorot & Bengio, AISTATS 2010 (Xavier 초기화) · He 외, "Delving Deep into Rectifiers", ICCV 2015, arXiv:1502.01852 · Ioffe & Szegedy, "Batch Normalization", ICML 2015, arXiv:1502.03167
트랜스포머 · 구조의 전환
순환 구조를 버리고 어텐션만으로 시퀀스를 처리하는 구조가 제안됐다. 핵심은 성능보다 병렬화 가능성이었다.
- 순환 신경망은 시점을 순서대로 처리해야 해서 병렬화가 어려웠다
- 어텐션은 모든 위치를 동시에 볼 수 있다
- GPU 활용률이 크게 올라가면서 학습 규모를 키울 수 있게 됐다
- 이후 언어를 넘어 시각, 음성, 단백질 구조로 확산됐다
구조가 좋아서만이 아니라 규모를 키울 수 있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연산을 더 넣으면 성능이 올라가는 구조가 확보되자, 경쟁의 축이 알고리즘 설계에서 규모 확보로 이동했다.
어텐션의 직관을 간단히 잡아 보자. 각 단어가 질의를 던지고 다른 모든 단어가 키로 응답해, 관련도가 높은 쪽의 값을 더 많이 가져오는 구조다. 문장 안의 어떤 단어를 해석할 때 어느 단어를 참조할지를 데이터로부터 학습한다는 뜻이다.
순환 구조와 시간 축에서 비교하면 병렬화의 의미가 분명해진다. 순환 신경망은 길이 n의 문장을 처리하는 데 n번의 순차적 단계가 필요하다. 이 순서를 건너뛸 수 없으므로 GPU의 수천 개 코어가 대부분 놀게 된다. 어텐션은 모든 위치 쌍의 계산을 한 번에 행렬 곱으로 처리한다. 알고리즘의 우열이 아니라 하드웨어와의 궁합이 승부를 갈랐다는 관점이 여기서 나온다.
대가도 함께 봐야 균형이 맞는다. 모든 위치 쌍을 계산하므로 비용이 문장 길이의 제곱에 비례한다. 긴 문맥을 다루는 데 이 비용이 병목이 되고, 이를 줄이려는 연구가 지금도 활발하다. 트레이드오프 없는 구조 개선은 드물다.
출처 Vaswani 외, "Attention Is All You Need", NeurIPS 2017, arXiv:1706.03762
규모의 시대와 대규모 언어모델
2022년 이후 대화형 인터페이스가 대중화되면서 AI는 연구 주제에서 일상 도구로 넘어왔다. 동시에 과잉 기대라는 익숙한 위험도 함께 돌아왔다.
스케일링 법칙이 실무에 미친 영향은 크다. 성능이 규모의 함수로 예측 가능하다는 것은, 작은 규모에서 실험한 뒤 큰 규모의 결과를 미리 계산할 수 있다는 뜻이다. 수백억 원이 드는 학습을 감행하기 전에 기대 성능을 추정할 수 있게 되면서 대규모 투자가 합리화됐다. 이 법칙이 없었다면 지금의 투자 규모는 정당화되기 어려웠을 것이다.
창발적 능력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갑자기 능력이 생긴 것처럼 보이는 현상이 평가 지표를 어떻게 정의했는가에서 비롯된다는 반론이 있다. 정답을 완전히 맞혀야 점수를 주는 지표를 쓰면 계단처럼 보이고, 부분 점수를 주는 지표로 바꾸면 매끄러운 곡선이 된다는 것이다. 측정 방식이 현상의 모습을 만든다는 점에서 생각해 볼 만한 주제다.
정렬 문제도 이 흐름 안에서 위치를 잡을 수 있다. 초기 AI는 무엇을 시킬지 사람이 다 적어야 했다. 지금은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적는 일이 더 어려워졌다. 규칙을 다 적을 수 없다는 문제가, 형태를 바꿔 다시 돌아온 셈이다.
생각해 볼 질문
지금의 규모 경쟁은 1980년대 전문가 시스템 붐과 무엇이 같고 무엇이 다른가. 이번에는 실제 제품과 매출이 존재한다는 점이 결정적 차이인가, 아니면 그때도 매출은 있었는가.
출처 Kaplan 외, "Scaling Laws for Neural Language Models", 2020, arXiv:2001.08361 · Wei 외, "Emergent Abilities of Large Language Models", TMLR 2022, arXiv:2206.07682 · 이에 대한 반론은 Schaeffer 외, "Are Emergent Abilities of Large Language Models a Mirage?", NeurIPS 2023, arXiv:2304.15004
남은 질문
성능은 확보됐지만 이해는 뒤처져 있다. 왜 작동하는지에 대한 답은 아직 부분적이다.
외울 수 있는데 왜 외우지 않는가
학습 오차를 0으로 만드는 파라미터 조합은 무수히 많고, 그중 대부분은 새 데이터에서 엉망이다. 그런데 경사하강법으로 찾은 해는 대체로 일반화가 잘 된다. 왜 하필 그런 해로 가는가.
무작위 레이블을 외우게 해 보기
같은 모델에 진짜 레이블과 무작위 레이블을 각각 학습시켜 본다. 둘 다 학습 오차는 0에 가까워지지만, 걸리는 시간과 테스트 정확도가 전혀 다르다.
외울 능력이 있는데도 규칙이 있으면 규칙을 먼저 쓴다는 것이 이 실험의 요지다. 왜 그런지는 아직 완전히 설명되지 않았다.
이 실험의 부수적 관찰 하나가 중요한 단서다. 무작위 레이블을 외우는 데는 시간이 훨씬 오래 걸린다. 실제 데이터에서는 학습 곡선이 빠르게 떨어지는데, 무작위 레이블에서는 완만하게 내려간다. 이것은 신경망이 규칙이 있으면 규칙을 먼저 쓰고, 없을 때만 어쩔 수 없이 외운다는 해석을 뒷받침한다.
고전 통계학의 그림과 어떻게 어긋나는지 정리해 보자. 편향-분산 절충에 따르면 모델 용량을 늘릴수록 훈련 오차는 계속 줄지만 테스트 오차는 어느 지점에서 다시 올라간다. 그래서 적절한 크기의 모델을 고르는 것이 핵심 과제였다. 그런데 오늘날의 모델은 그 지점을 한참 지나서도 잘 작동한다. 이론이 실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대표적인 영역이다.
실무적 함의도 분명하다. 이 불확실성 때문에 우리는 여전히 검증 데이터로 확인할 수밖에 없다. 학습을 시작하기 전에 이 설정이면 어느 정도 일반화된다고 계산으로 예측하지 못한다. 딥러닝이 여전히 경험 과학의 성격을 갖는 이유가 여기 있다.
출처 Zhang 외, "Understanding deep learning requires rethinking generalization", ICLR 2017, arXiv:1611.03530
어느 것도 완결되지 않았다
- 암묵적 정규화 · 경사하강법이 아무 해나 고르지 않고 특정 성질의 해로 편향된다. 단순한 선형 모형에서는 노름이 가장 작은 해로 수렴한다는 것이 증명되지만, 심층 비선형망으로 확장하기 어렵다.
- 평평한 최소값 · 손실 지형에서 넓고 평평한 바닥이 일반화가 낫고, 확률적 경사하강의 노이즈가 뾰족한 곳에서 튕겨 나가게 만든다는 설명. 다만 평평함의 정의가 파라미터 재조정에 따라 달라지는 반례가 있다.
- 단순성 편향 · 학습 초기에 낮은 주파수의 단순한 함수부터 맞추고 복잡한 세부는 나중에 맞춘다. 조기 종료가 왜 효과적인지를 설명해 주는 관점이며, 관측도 비교적 일관적이다.
- 구조적 사전지식 · 합성곱의 지역성과 가중치 공유, 어텐션 같은 구조 자체가 탐색 공간을 미리 좁혀 준다. 다만 무작위 레이블도 외운다는 사실을 보면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 데이터의 구조 · 실제 데이터에는 규칙이 있고, 외우는 것보다 규칙을 쓰는 편이 오차를 더 빨리 줄인다. 경사하강법은 빨리 줄어드는 방향으로 가므로 자연스럽게 패턴을 먼저 잡는다.
다섯 가지 설명은 서로 배타적이지 않다. 실제로는 여러 요인이 동시에 작동할 가능성이 크고, 어느 것이 주된 원인인지를 가려내는 실험이 어렵다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이중 하강 곡선을 읽어 보자. 임계점 근처에서 오차가 치솟는 이유는 직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파라미터 수가 데이터 수와 거의 같으면 훈련 데이터를 정확히 맞히는 해가 사실상 하나뿐이고, 그 해는 데이터의 잡음까지 그대로 흡수한다. 파라미터를 더 늘리면 맞히는 해가 많아지고, 그중에서 경사하강법이 더 매끄러운 해를 고를 여지가 생긴다. 선택의 여지가 있다는 것 자체가 이득이라는 관점이다.
이 장은 조금 불편하게 읽힐 수 있다. 앞의 내용들이 명확한 인과로 정리됐는데 마지막에 와서 모른다는 답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이 정확한 현재 상태이고, 모르는 부분의 경계를 아는 것도 공부의 일부다.
출처 Belkin 외, "Reconciling modern machine-learning practice and the classical bias–variance trade-off", PNAS 116(32), 2019, pnas.org · Nakkiran 외, "Deep Double Descent", ICLR 2020, arXiv:1912.02292 · Rahaman 외, "On the Spectral Bias of Neural Networks", ICML 2019, arXiv:1806.08734
층은 무엇을 담고 있나
중첩이라는 개념을 조금 더 들여다보자. 표현해야 할 개념의 수가 사용 가능한 차원의 수보다 많으면, 개념들을 완전히 직교하게 배치할 수 없다. 대신 거의 직교한 방향들로 겹쳐 넣게 되고, 그 결과 하나의 뉴런이 여러 개념에 반응하는 다의성이 나타난다. 고차원 공간에서는 거의 직교한 방향을 차원 수보다 훨씬 많이 잡을 수 있다는 기하학적 사실이 이 현상을 뒷받침한다.
트랜스포머에서 발견된 유도 헤드도 흥미롭다. 앞에 나온 패턴을 찾아 그다음 토큰을 복사하는 회로이고, 이것이 형성되는 시점에 문맥 내 학습 능력이 갑자기 나타난다는 관찰이 있다. 능력이 여러 층에 걸친 회로로 구현된다는 점, 그리고 그 회로를 실제로 추적할 수 있다는 점이 함께 드러난 사례다.
이 연구 영역을 기계적 해석 가능성이라고 부른다. 겹쳐 있는 표현을 분리해 내기 위해 희소 오토인코더 같은 도구를 쓴다. 왜 이 연구가 필요한가. 모델이 어떤 판단을 내린 이유를 알 수 없으면, 그 판단이 틀렸을 때 무엇을 고쳐야 할지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출처 Zeiler & Fergus, "Visualizing and Understanding Convolutional Networks", ECCV 2014, arXiv:1311.2901 · Elhage 외, "Toy Models of Superposition", 2022, transformer-circuits.pub · Olsson 외, "In-context Learning and Induction Heads", 2022, transformer-circuits.pub
뇌와 인공신경망
| 항목 | 사람의 뇌 | 인공신경망 |
|---|---|---|
| 계층적 처리 | V1 에지, V2 윤곽, V4 형태, IT 물체 | 층별 추상화가 순서까지 유사 |
| 기능 국소화 | 상당 부분 유전적으로 미리 배선됨 | 학습이 정하며 초기값에 따라 달라짐 |
| 학습 신호 | 역전파에 해당하는 기전이 발견되지 않음 | 출력에서 입력으로 오차를 되돌림 |
| 기본 소자 | 시간에 따라 스파이크를 쏘는 복잡한 세포 | 실수 하나를 내보내는 단순 함수 |
| 표현 방식 | 분산 표현이되 차원 압박이 덜한 것으로 보임 | 용량 압박으로 개념이 겹쳐 저장됨 |
| 에너지 | 약 20와트 | 대규모 학습에 메가와트급 |
가중치 수송 문제를 알면 이 표의 세 번째 행이 읽힌다. 역전파가 성립하려면 오차를 되돌려 보내는 경로의 가중치가 순방향 경로의 가중치와 정확히 같아야 한다. 그런데 뇌에서 축삭은 한 방향이고, 그런 대칭 경로는 발견되지 않았다. 무작위 고정 가중치로 오차를 되돌려도 어느 정도 학습이 된다는 실험 결과가 있어 이 제약을 완화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계층적 처리의 유사성은 왜 나타났을까. 우연이 아니라 설계 단계에서 참고했기 때문이다. 후쿠시마의 네오코그니트론은 허블과 비셀의 시각피질 연구에서 직접 영감을 받았다. 그리고 학습된 신경망의 중간층 반응으로 영장류 시각피질 뉴런의 반응을 예측하는 연구들이 상당한 정확도를 보고하고 있다. 참고에서 출발한 유사성이 사후에 검증되는 관계가 형성된 셈이다.
비유의 한계도 분명하다. 비행기와 새의 관계에 가깝다. 양력이라는 원리는 공유하지만 날개를 쓰는 방식은 다르다. 뇌를 이해하기 위해 신경망을 보는 것과, 신경망을 이해하기 위해 뇌를 끌어오는 것은 서로 다른 작업이며 둘 다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출처 Yamins 외, "Performance-optimized hierarchical models predict neural responses in higher visual cortex", PNAS 111(23), 2014, pnas.org · Lillicrap 외, "Backpropagation and the brain", Nature Reviews Neuroscience 21, 2020, nature.com
기대와 능력의 어긋남
- 돌파 · 좁은 조건에서 인상적인 성과가 나온다. 원리적으로는 확장 가능해 보인다.
- 과잉 약속 · 성과에서 시한을 명시한 예측이 도출된다. 자금과 관심이 몰린다.
- 조정 · 확장이 예상보다 어렵다는 것이 드러난다. 자금이 빠지고 침체가 온다.
이 패턴은 예측 도구로 쓸 수 있다. 새로운 기술 발표를 볼 때 세 가지를 확인해 보자. 첫째, 성과가 나온 조건이 얼마나 좁은가. 둘째, 시한을 명시한 예측이 그 좁은 조건에서의 진전 속도를 외삽한 것인가. 셋째, 확장을 막을 요인으로 무엇이 거론되고 있는가.
다만 겨울이 반드시 온다는 결정론으로 읽지는 말아야 한다. 과거 두 번의 겨울은 수익을 내는 응용이 없었다는 조건 위에서 발생했다. 이 조건이 달라졌다면 같은 결과가 반복된다는 보장은 없다. 역사에서 배우는 것은 예언이 아니라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에 대한 목록이다.
이 강의가 바로잡은 세 가지
연도와 인과가 자주 뒤바뀌어 전해지는 대목들이다. 시험과 발표에서 그대로 쓸 수 있도록 정리해 둔다.
세 가지 정정
- 유닛을 병렬로 두는 것은 처음부터 하고 있었다.
Mark I 퍼셉트론도 출력 유닛이 여러 개였고 MADALINE은 1960년대 초에 여러 유닛을 묶었다. 오래 걸린 것은 병렬 배치가 아니라 층을 위로 쌓는 것, 즉 은닉층이었다. - XOR을 막은 것은 표현력이 아니라 학습이었다.
계단 함수로도 XOR은 표현된다. 없었던 것은 중간층 가중치를 고치는 방법이었고, 해결책은 미분 가능한 비선형성과 역전파의 결합이었다. 경사하강법 자체는 1847년부터 있던 도구다. - AI 겨울의 원인은 신경망이 아니었다.
1차는 범용 탐색 기반 기호주의가 조합 폭발로, 2차는 전문가 시스템이 확장성과 유지보수로 무너졌다. 신경망 침체는 시기가 겹치는 별도의 흐름이다.
기술의 한계와 사회적 기대는 별개의 축이다. 역사를 읽을 때 둘을 섞지 않는 것이 이 강의의 요점이다.
스스로 답해 볼 만한 문항을 몇 개 남겨 둔다. 표현 가능성과 학습 가능성의 차이를 XOR을 예로 들어 설명하시오. 1차 AI 겨울과 연결주의 침체를 시기, 대상, 원인 세 항목으로 구분하시오. 시그모이드가 계단 함수를 대체한 이유와, 다시 ReLU에 대체된 이유를 각각 쓰시오. 스케일링 법칙이 대규모 투자를 정당화한 논리를 설명하시오.
마지막으로 이 자료의 태도를 한 번 더 확인해 두자. 역사를 다룰 때 가장 흔한 오류는 결과를 알고 나서 과거를 정리하는 것이다. 민스키와 페퍼트가 신경망을 죽였다는 서술, 힌턴이 홀로 옳았다는 서술 모두 사후 정리의 산물이다. 당시 사람들이 무엇을 알 수 있었고 무엇은 알 수 없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편이 정확하다.
본 자료의 도표는 강의용으로 직접 작성했다. ImageNet 오류율은 널리 인용되는 ILSVRC 결과 기준이며, 사람의 오류율은 특정 평가 조건에서의 참고값이다. 연도는 발표 시점을 기준으로 하며 확산 시점과는 차이가 있다.
참고문헌
이 자료의 사실 관계는 아래 원문을 기준으로 확인했다. 링크는 공개 원문 또는 공식 등록처를 우선했고, 유료 저널은 DOI로 연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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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도는 발표 시점을 기준으로 했다. 확산 시점과는 차이가 있으며, 역전파(1974년 제시 · 1986년 확산)처럼 차이가 큰 경우는 본문에 함께 적었다.
수치는 원 논문이나 공식 대회 기록을 따랐다. ImageNet 오류율은 각 연도 우승 모델의 상위 5개 오류율이며, 사람의 오류율 5.1%는 Russakovsky 외(2015)가 특정 평가 조건에서 측정한 참고값이다.
널리 인용되지만 1차 자료 확인이 어려운 진술은 본문에서 정황으로 표시했다. 예를 들어 로젠블랫의 사망이 연결주의 침체에 미친 영향은 정황이지 인과의 증거가 아니다.